나만의독백 ♬

울엄마의 설빔

공덕수 2007. 3. 31. 22:32


 

 

 

정성스런 엄마의 설빔엔

내가 원하던

꼬까옷이랑 새신발은

한번도 없었지만

해마다 섣달그믐이면

눈썹이 희어지도록 

기다리던 설날이었다...

      

지금은...

지금은 명절증후군을 낳을만큼

여자들에게 고된 날임을

엄마가 된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 시절 울엄마라고

왜 아니 고운 옷 입히고 싶지 않으셨을까... 

 

옥색 핀에 색동저고리

설날이라 새 신발 타령하는

자식들을 바라보며

울엄마는 아마

차마 내뱉지 못한 눈물을

정지간에 쪼그리고 앉아

조청 달이던 아궁이의 부지깽이에

다 쏟으셨을꺼야...

 

 

07.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