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자작글 ♬

아이들의 함성이 들리는가

공덕수 2005. 10. 1. 20:16


 

아이들의 함성이 들리는가?

 

♪♬모두가 힘을 모아

하나로 뭉쳐서 야~야야야~

동방에 백의 민족 기상을 높여라 야~야야야~

 

설레임으로 가득한 운동회 날!

발걸음을 재촉하는 음악이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더불어, 스텐드에 앉아 짝짝이 두드리며 응원하는

아이들의 응원가 또한 하늘을 찌르니

빠알갛게 익은 토실토실한 사과랑

사랑이 매달린 듯 주렁주렁 매달린 거봉이랑

새로 나온 땅콩이랑 햇밤등 가을을 담은 피크닉 바구니 하나씩을 들고

푸른솔 한마당 잔디를 찾아 드는

엄마들의 발걸음 또한 흥분으로 가득하였다.

 

넓은 운동장을 가득 메운

푸른 나무들의 발돋움과 희망을 축복하듯

비 온다던 하늘은 맑기만 하고

세계를 제패한 어린 요정들의 음악 줄넘기,

나비가 춤을 추듯 찬란한 동작 하나하나에

넋 나간 듯 바라보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의 얼굴에선

아름다운 탄성이 쏟아졌다.

저 어린 몸에서 어디서 저런 고운 동작들이 나오는 건지

신기하기만 한 모양이었다.

 

음악 줄넘기의 신나는 음악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분위기 살린 학부모 계주,

마음은 저 앞인데 따라주지 않는 몸은 여기 있어

안타까운 듯 휘젓는 팔 사이로

무거운 궁둥짝 뒤뚱거리는 얼머너 우습던지

그 우스운 모습에도 있는 힘을 다하는 마음이 있기에

구경하며 응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할것없이 목이 터져라 외쳐댔다.

 

열광의 도가니가  이런 것이던가.

앉아 있던 모든 이들이 일어나 지르는 함성에

목이 터져라 외쳐대는 아이들...

난 그런 아이들에게서 자라나는 어린 꿈과

만국기 아래에 함께하는 어우러진 마음을 보았다.

이런 마음들이 우리의 희망이리라.

 

내일을 향한 희망의 소리가

장미 넝쿨 담장을 타고 내 귓가에 머물 때쯤

기어코 울음을 터뜨린 중딩 학생을 둔 내담자와의 상담도 끝이 났다.

난 앉아 있던 의자를 밀치고 또 다시 운동장으로 달려가 보았다.

학부모와 선생님으로 이루어진 줄다리기,

광대 분장한 도우미의 도움을 받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선물 낚시게임을 보면서

단지 구경꾼으로가 아닌 동참인으로

학부모와 나이 드신 분도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찬사를 보내며

올해는 어느 팀이 이길까 하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운동회의 꽃 청백계주를 기다렸다.

 

10점 20점 차이로 순위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선생님의 재치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의 열띤 응원은 열기를 더해가고

치어걸의 귀여운 몸 동작을 시샘한 하늘에서

또닥또닥 빗방울이 떨어졌다.

하지만 열기를 식힐 수 있으랴.

 

요~땅!

총소리와 함께 시작된 선수들의 사력을 다하는 발걸음!

그것은 팀을 위한 자신의 열정이리라.

토실토실 흔들리는 뺨에선 붉은 흥분이 서려있고

앞에서 기다리는 뒷 주자에게 먼저 바톤을 넘기려는 강한 의지가

보는 이로 하여금 열광으로 몰아넣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순간순간마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은 손에 땀을 쥐고 소리들을 질러 댔다.

아! 이것이 운동회의 참 멋인가.

따가워 오는 목에도 아랑곳 않는 응원과

한 발자국 차이로 뒤집어진 승부...

멋 있었다. 그리고 즐거웠다.

 

PTA에서 준비한 먹걸이 장터도 한 몫을 한 오늘 운동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 아이의 달리기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시월!

모두에게 넉넉한 계절이길 빌어 봅니다.

울님들 모두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