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손모아 돌릴때마다 마음엔 공덕이 쌓인다 <경향신문 2006/3/8/수/Freeway M5면>
경북 예천 용문사 ‘윤장대’
“한 번 돌리는 것으로 불경 1만번을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이 쌓이는 윤장대(輪藏臺) 돌리러 오세요.”
(사진설명. 예천 용문사를 찾은 신도와 관광객이 청안 주지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윤장대를 돌리고 있다.)
경북 북부지역 불교 신자와 주민들은 삼짇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염송하며 돌리면 소원 성취할 수 있다는 예천 용문사의 윤장대(보물 제684호)를 돌릴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국내 한 곳 뿐인 귀중한 문화재여서 훼손 우려 때문에 중양절(음력 9월9일)과 함께 1년에 두 번 주어지는 기회다. 경북 예천군 용문면 내지리에 있는 용문사는 신라 경문왕 10년(870년)에 이 고장 출신인 두운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로 수려한 경관까지 더해 세상번뇌를 잊게 하는 곳이다. 세조의 친필수결이 있는 교지(敎旨) 등 보물만 4점이나 간직하고 있다.
대장전(보물 제145호) 안에 있는 윤장대는 고려 명종 3년(1173년)에 자엄스님이 조성했다. 글을 읽지 못하는 중생을 위해 돌리는 것 만으로도 경전을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전식 불경 보관대’를 양쪽에 한 개씩 두 개를 만들었다. 높이 4.2m, 둘레 3.3m의 팔각정 모양으로 마루 속에 세운 아랫 부분을 팽이처럼 만들고 손잡이를 달았다.
인도의 고승이 대장경을 용궁에 소장하였다는 고사에 따라 용이 나타났다는 이 곳에 대장전을 짓고 부처님의 힘으로 호국을 축원하기 위해 조성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8백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중생과 함께 해온 이 윤장대가 언젠가부터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됐다. 이를 1998년 주지로 부임한 청안스님(69)이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 보수하고 다시 돌릴 수 있도록 했다. 여러 해 전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에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란 카피와 함께 탤런트 한석규씨와 대숲을 걷던 바로 그 스님이다. 2003년 보수를 마친 뒤 몰려드는 신도로 한 달도 안돼 다시 훼손되자 재보수한 뒤 2004년부터 한 해에 두 차례만 돌릴 수 있도록 했다. 돌려서 공덕을 쌓아 업장을 소멸시키고 소원을 성취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윤장대. 이를 훼손 우려 때문에 돌리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 못내 걸려 사찰측은 가을에 개관할 예정인 유물전시관에 모형 윤장대를 만들어 언제든 돌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청안스님은 “긴 세월 온 마음을 다해 돌려온 선조들의 손때가 묻고 혼이 깃들어 신성감 마저 느껴진다”며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돌리며 마음을 닦는 정신적 귀의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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