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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자작글 ♬

생활짜투리/결국 했구만

퇴근 후 틈만나면 컴 앞에 앉아

무엇인가에 열중한 남편을 보니 은근히 화가났다.

'뭘 하나' 하고 가만히 들여다 보니

오늘도 사진방을 기웃거리고 있다.

 

12년을 산에 미쳐 돌아댕기더니

이젠 사진에 새로 취미가 붙은 모양이다.

틈만 나면 사진방을 기웃거리고

산책이라도 할라치면 꼭 카메라를 들고 나선다.

 

갑자기 며칠전 일이 떠올랐다.

그날도 남편은 오늘처럼 컴에 열중하고 있었다.

오전 수업 후 집에 와서 종일 심심했던 난

"하루종일 기다린 사람 생각해서라도

컴 그만하고 나 좀 돌아봐주지..."

하면서 남편의 무릎에 올라앉아 목을 끌어안았다.

 

함께 있던 작은아들이 그 장면을 보고는

"자~ 제가 자리 비켜드릴테니 키스 한번~"

하면서 쇼파로 자리를 옮겨 가는 것이었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얼마나 우습던지

남편의 팔을 한대 살짝 쳤다.

 

'짝' 하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마치 '쪽' 소리처럼 들렸는지

쇼파에 있던 아들 왈  "결국 했구만!"

 

 

07년 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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