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이긴 하나 아직은 푸르른 녹음 속 산방...
촉촉한 바람을 타고 문간으로 새어나오는 계피향이 도심을 벗어난 그리움을 잡아당긴다.
문짝엔 여전히 '꽃은 피었다가 말없이 지고'라는 짧은 글귀가 새겨져 있고 연못 속 수련도 앙증스런 그대로인데 덜컹대는 애증만 훌쩍 세월을 넘었나 보다.
봉창 너머 가을을 닮은 풀꽃이 다원 안을 살피는 추억속으로 들어와 코끝을 맴도는 다향과 닫힌 가슴을 여는 명상음악을 가로채는데
반투명하게 보이는 창호지에 새겨진 짧은 시구가 눈부신 가을 약속 다원의 운치를 한아름 끌어 담는다. 다 잊은 줄 알았었는데...
07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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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독백 ♬